[BGM과 함께 감상하시는 것을 추천드립니다.]
저벅저벅-
학교의 계단에는 누군가 홀로
올라오는 소리가 들렸어.
이내 아이가 잠긴 문을 열쇠로 풀고 문을 열자,
고혹적인 장관이 펼쳐졌지.
건물 너머로 붉게 지고 있는 노을과
그것을 비치고 있는 넓고 푸른 강,
학교 주변에 자라난 초목들...
그리고 이따금씩 밑에선
아이들이 꺄르르 웃으며 놀고있는 모습까지
아이에겐 아름다운 경치로 느껴졌나봐.
그래서인지, 아이는 해가 질 저녁이 된다면
이 옥상에 홀로 올라와 경치를 만끽하곤 했어.
아이에게 이 경치는 평화의 상징이자,
자신에게 유일한 휴식처였거든.
오늘도 여느때와 다름 없음에 행복을 느끼며
살살 불어오는 산들바람을
맞고있을 때 였을까,
갑작스레 옆에서 부스럭- 거리는
소리가 들려왔어.
'학생인가? 하지만 자물쇠도
없을텐데 어떻게...
아, 비행 마법이라도 쓴걸까?'
하는 의문과 함께 옆을 돌아봤더니...
바로 옆에 바짝 붙어 자신을 빤히
쳐다보는 한 수인과 눈을 마주쳤어.
'...?!?!?!'
얼마나 놀랐는지, 하마타면
그대로 학교 옥상에서 떨어질뻔했지.
"풉...푸하하핫~!! 아아, 그렇게 놀랐어?
떨어질 정도로??"
정장 차림의 새하얀 털을 가진 백호 수인...
게다가 반투명한 하늘빛 렌즈의
썬글라스를 쓰고 있는 특이한 사람이었어.
학생이 이런 차림을 할리가 없을테고...
학교 관계자라면 자신이 이런 특이한 사람을
더더욱 기억을 못해낼리 없으니
외부의 사람이라 확신했어.
"저, 저기...초면에 실례겠지만
누군지 여쭤봐도 괜찮을까요?"
그 사람은 질문을 듣고 잠시 생각에 빠진듯
눈을 끔뻑이더니...
"아, 설마 나 자기소개 안했었어? 아하핫~"
이제야 깨달은듯 역으로
질문해오며 배시시 웃어왔지.
"미안미안~ 내 이름은 티로야!
보다시피 도시의 치안을 위해
순찰과 저격을 담당하고 있는 저격수지!"
아이 또한 소개를 들었으면
응당 자신도 하는게
이치에 맞다는 생각이 들었어.
"아아, 전 수호라고 해요.
지금 티로씨가 머물고 계신...
마법학교의 선생님이죠."
저격수-
보통의 사람들이라면
소스라치게 놀라겠지만,
이 도시에서 만큼은 조금 의미가 달라.
앞에서 얘기한대로 도시의 치안을 유지하고,
관리하는 치안관이나 다름 없거든.
아이는 그제야 무언가 번뜩인건지,
생각에 잠긴듯 잠시 눈을 감았어.
소문으로만 들려왔던
'마탄의 사수'
들려오는 소문에 의하면
얼마나 거리가 멀든,
단 두자루의 권총만으로
목표물의 머릴 정확히 꿰뚫어버린다 하여
생긴 별명이라 했었지.
마침 티로가 그 쌍권총을 들고있었기에
자연스레 수호도 그가
소문의 사람인줄 알았나봐.
그렇게 잠시 생각에 빠져있을때 즈음-
"으응? 학교의 선생님이야? 마침 잘됐네~!!
오늘은 이곳에서 정찰 좀 이어가도 괜찮을까??"
이내 아이는 살짝 당황스러운 표정을 지었어.
그도 그럴게, 이곳에서 총격이라도 난다면
꽤나 곤란해지니까 말이야.
"그건...저도 허락을 해드리고 싶지만
그러려면 교무실에서 절차가 필요할 것 같..."
"에이~ 이번만 눈감아주면 안될까?
여차해서 위험해지더라도,
내가 학교랑 아이들은 다 지켜줄게!!"
티로는 확신에 찬 눈으로
아이에게 눈을 반짝이며 부탁을 해왔어.
아이는 잠시동안 고민에 잠긴 듯,
침묵을 이어가더니-
"그럼 이번만이에요?
원래라면 안되는거지만...
티로씨니까 특별히 허락해드릴게요."
특별한 소문을 가지고 있는 그이기에
믿을 수 있었고, 무엇보다도 자신이
가장 아끼는 아이들을
지켜준다는 진심은 거짓말 같진 않았거든.
"우왓~ 고마워!! 덕분에 오늘은
마음 편히 정찰할 수 있을거같네!"
티로는 감사의 표시로
아이에게 손을 내밀었어.
아이는 감사에 응해주기 위해 손을 맞잡다
이상한 느낌에 깜짝 놀라버렸지 뭐야.
그야 자신의 손과는 달리,
그의 손은 상처 투성이로 가득했거든.
"세상에...티로씨,
손에 상처가 엄청 나잖아요!
여태껏 치료도 안하고
계속 이렇게 다니신거에요??"
아이는 걱정가득한 눈으로 그를 바라봤어.
"엑, 그...그게...치료하려면
붕대를 감아야하잖아?
하지만 그러면은 저격할 때
굉장히 불편해지거든...!"
그는 당황한듯 횡설수설하며
수호의 시선을 피했어.
"너무 걱정 할 필요 없어~
다른 정찰병들도 나랑 비슷할껄?!"
"이러다 곪으면 더 큰일이잖아요!!
하아, 정말이지..."
아이는 안일하게 생각한 그를 꾸짖으며
양손으로 상처 투성이인
그의 왼손을 꼬옥 붙잡더니
무언갈 중얼거리기 시작해.
"자애의 어머니시여, 부디
기적을 내려주시옵소서."
곧이어 그의 손에 푸른 기운이
점차 모여들고...빛이 반짝이더니,
상처들은 말끔히 사라져있었지.
그는 자신의 손을 이리저리
둘러보다...놀란듯 소리치며 물었어.
"우왓!!! 이, 이거 어떻게 한거야??
뭐가 막 반짝이더니 내 손이 멀쩡해졌어...!!"
"이곳 마법학교에선 예상치 못한 사고가
일어나기도 해서 선생님들 사이에서
치유계열 마법을 배우는건 필수거든요.
이런 자잘한 상처들은
치료 가능한 정도로 말이죠."
"햐아~ 나도 가끔가다
마력탄을 쓰긴하지만...
실제로 이렇게 마법을 보는건
처음이라 신기해!!"
"신기하다고 하셔도...
다음에도 이렇게 다쳐서 오시면
치료 안해드릴거에요~?"
아이는 살짝 삐진투로 입을 부풀렸어.
그러자 그도 반성하는듯,
쓴 웃음을 지으며 아이에게 말해.
"다, 당연하지! 다음부턴 주의할게...아하하.
치료해줘서 정말 고마워!"
"도시를 지키는 일이 중요하긴 하지만
그래도 조금은...티로씨의 몸을
생각해줬으면 좋겠어요."
아이는 여전히 걱정되는 눈으로
그의 손을 살며시 쓸며 말을 했어.
"아하하~ 정말 착한 사람이네, 수호는?
역시 이래서 선생님이구나?"
이윽고 잠시 잃어버렸던 이성을 되찾은건지,
아이는 되려 그에게 꾸벅 사과해.
"아! 그, 미...미안해요. 주변인들이 다치면
저도 모르게 이렇게 과민반응이 나와서...
학생들을 지켜주신다는 분에게 제가 실례를..."
"아냐! 나야말로 미안하지~!
오히려 걱정해줘서 고마웠어.
덕분에 상처도 말끔히 치료됐는걸~
또, 수호가 어떤 사람인지
조금은 알게 되어서 기뻤고!"
아이는 부끄러운듯 고갤
푹- 숙이면서도 반응을 이어갔어.
"기뻤...다구요...?"
"응! 수호는 정말 착한 사람이란걸
알게 됐으니까! 그야,
처음 보는 타인인데도 불구하고
걱정해주고, 치료까지 해줬잖아?
그래서 말인데...우리 친구하지 않을래??"
"치...친구요??"
아이는 눈을 휘둥그레 뜨며
연이어 놀란 모습을 보였어.
"수호같은 사람이야 말로,
친구하지 않으면 후회할거같거든!
이렇게 마음씨 따뜻한 사람도
내 주변엔 없다시피 하기도 해서~! 어때??"
"저야 티로씨랑 친구가 될 수 있다면...
좋아요!!"
아이는 기쁜듯 배시시 웃으며 끄덕이곤
그와의 우정을 약속했어.
친구-
아이에겐 이곳에 와서
처음 사귀어본 친구였어.
아이의 옛친구들은 고향에 남아
나라를 지키고 있기에,
이곳 마법학교에선
직장동료들이 전부였거든.
그렇기에 노을이 지는 옥상에서 약속한 우정은
아이에게 있어서 잊지 못할 기억으로 남았겠지.
이 이야기는 시작에 불과해.
둘의 우정은 이제 막 시작되었고,
앞으로 같이 써내려갈
소중한 추억들은 더욱 많아질테니-
기대해봐도 괜찮지 않을까?